생각하는 백로(白鷺)는 까마귀를 이해한다.
백로(白鷺)들이 모여 자랑을 하고 있었다.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는 인간의 노래를 생각하며
신나게 떠들어대고 있었다.
"우린 까마귀가 아니라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야 돼!“
남녀노소 까마귀가 오합지졸(烏合之卒)이루며 떠들었다.
그들이 노닥거리는 얘기를 듣던 원로 까마귀가 입을 열었다.
"들으시오, 하늘이 파란 것은 흰 구름이 있어 대조를 이루기 때문이며
골짜기가 깊은 것 역시 높은 산이 있기 때문이니
우리 백로가 희게 보이는 것 또한 새까만 까마귀’가 있기 때문이 아니겠소.
겉이 흰 것만 가지고 자랑할 것도 없고 겉이 검다고
까마귀를 우습게 취급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 백로는 철학을 전공했는지, 쓸만한 말을 했다.
뭐가 잘 났다고 떠들어대는지
우리 가까이 혹은 먼 곳에 잘난 사람들이 꽤나 많다.
돈이 많아 고개 들고 다니는 군상들
좀 배웠다고 고단수(?) 교만을 떠는 무리들
고단수란 말이 왜 나왔을까.
배웠기 때문에 자신의 약점을 마음껏 포장하는 기술이 그들에게 있으니까..
그래서 겸손으로 위장한 교만을 남 모르게 치켜세운다.
심지어는 신앙이 있다고
신앙을 아직 갖지 못한 사람을 불쌍한 눈으로 보며
무시하는‘형식에 빠진 신앙인들 (바리새파 사람들).’
예수는 그들을 향해 '독사의 자식들'이라고 호되게 꾸짖지 않았는가
백로도 까마귀에 고마움을 보내고
돈깨나 있는 이들은 가난한 이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당신 혼자 잘날 수 없다.
아무리 당신이 잘랐다고 생각해도...
내가 분노하는 까닭 -
백로로 자칭하는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는 까마귀가 불쌍해서..
그래도 다행인 건..
백로 가운데 '생각 깊은' 괜찮은 백로가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