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뜨락.
빗 속에서 - 한효순.
四時春 申澈均
2012. 4. 25. 17:37
빗 속에서 - 한효순
한방울 두방울
숨 죽이며 떨어지는 빗방울이
앞마당 한켠
곱게 물든 장미꽃 위에
수줍게 내려 앉아
꽃잎에서 미끄럼타다 가시에 걸렸어요
아픔에 질려
잃어버린 무지개 찾아
마실간 태양 불러 보지만
맘먹고 길 떠난 햇살은 대답 없네요
후두두둑
굵어진 빗줄기에 쓸려 내려가
땅 위에 딩굴던 빗방울
흙 속에 숨어들며 눈을 감는데
빨간 꽃잎은
바람 한 점 삼키더니
고운 향 내 뿜으며 단장하고
가시 돋친 줄기 휘어감는 잎새
숨바꼭질 하듯 웅크립니다
어느 새 비 그치고
싱그러운 나뭇가지는
몸 비비며 내일을 꿈 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