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뜨락.

희망을 자주 발음하는 이유.

四時春 申澈均 2015. 5. 21. 17:44

 

 

희망을 자주 발음하는 이유
                                   김선호

희망하고 발음을 한다.


벌어진 꽃잎이

잘 여문 씨앗 몇 톨 움켜쥐듯
내 입술은

피어나는 꽃잎이 된다


끝하며 앙 다물어지는 입술과는 달리
마앙 하며 벙긋이 벌어진 입 속으로도
무언가 다시 들어올 것만 같다

희망 희망 하다보면
잿빛 울타리를 벗어난 내가
장미정원에서 열린

파티 속의 주인공이 되어 있고
포물선을 그리던 주식이
수직 상승하기도 한다

희망하고 길게 발음을 한다

판도라의 상자와
못다한 사랑
새벽하늘의 별 하나가 내 앞을 스친다

누가 내게
“희망적이야”라고 말을 해도
내 입끝은

6월의 모란꽃만큼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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