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세상.

동강할미꽃.

四時春 申澈均 2017. 4. 26. 20:41

 

 

 

동강할미꽃의 말 / 백승훈. 

태양을 향해
피어야만 꽃이 아님을
할미꽃 피는 마을에 와서
깨닫는다

숨어 피는 꽃이
더 어여쁘다는 것을
바위틈에 핀 동강할미꽃을 보고
겨우 알아차린다

한평생
바람으로 떠돌며
걸음마다 시의 꽃을 피우던 사내
고요히 잠든 김삿갓 계곡에 와서
하늘 우러러 피는 꽃만 사랑한 죄
뒤늦게 뉘우치는데

은산철벽의
동강할미꽃 하나
고개 숙인 꽃의 향기가 더 멀리 간단다
나를 달래듯 가만가만 속삭인다.

 

 

 

 

 

 

 

 

 

 

 

 

 

 

 



 

'들꽃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버들강아지  (0) 2018.02.08
아침이슬.  (0) 2017.06.21
할미꽃(Pulsatilla koreana Nakai)  (0) 2017.04.16
봄꽃.  (0) 2017.04.10
목련.  (0) 2017.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