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타작 날.
유월의 보리가 누렇게 익어갈 때
보리타작을 애타게 기다리는 마음
보리를 베고
보릿단을 쌓고
가족 모두가
모일 수 있는 날을 골라
온 가족이 모여들어 보리타작을 한다.
어른들은
보리를 탈곡기에 떨고
아이들은 잔심부름을 한다.
타작날이니
아침 먹고
새참 먹고
점심 먹고
새참 먹고
참 분주한 하루가 된다.
보리타작을 마치면
보리밭에서 타작한
보리 수확량이
한 가마인지
몇 말인지 수량으로 인식된다.
그리고
아이들이 기다리는 또 하나
보리개떡
보리를 방앗간에 가서 찧어오면
보리왕겨와 함께
고운 겨가루들이 집으로 딸려온다.
그걸 반죽하여 찜솥에 찌면
아이들의 군입을 달래 줄 간식거리가 된다.
거칠거칠한 것이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아이들은 그걸
이불 밑에 장농 속에 숨겨가며
오래오래 맛보기를 즐긴다.
숨겨놓고 몰래 먹으려다
잊고 지내면
어른들의 눈에 띄어
아까운 음식 썩였다고
혼구녕이 나기도 한다.
그런 일들도 지나고 나니
웃음으로 기억되는
좋은 추억거리가 된다.
한하운 작시 / 김진균 작곡 / Bar 문학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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